작품소개
고정된 틀을 깨고 달리 보는 역사
그 첫걸음은 ‘신문화사’ 이해하기
우리들 대다수는 역사학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하면 역사학은 이런 성격이어야 한다는 정형화된 틀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 틀에 따르면 역사학은 국가나 민족, 혁명이나 전쟁, 노동과 계급투쟁 같은 거대하고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서술하면서 맥락을 잡아주고 미래를 위한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를 통해 주입되었던 것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교과서 외의 역사책을 거의 읽지 않는 상황에서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프랑스의 농민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민담을 소재로 농민들의 세계관을 이끌어내거나 18세기 파리의 한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 소동을 다룬 것과 같은 책들이 ‘과연 그것이 역사책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런 의문과 연관되어 발전한 것이 ‘신문화사’이다.
새로운 문화사의 등장은 사학사에 있어서 ‘사건’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먼저 20세기 전반부터 역사학의 변화를 간략하게나마 훑어봄으로써 신문화사라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살피려 한다. 또한 문화를 통해 본 역사의 방법론과 그 의미를 상세하게 짚어보되, 가능한 한 이해하기가 쉬운 맥락에서 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즉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많이 원용하면서 신문화사의 정의를 독자 스스로가 정립해나가는 것을 돕는 게 이 책의 목표이다.
저자소개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사학과에서 논문 [미슐레의 비코를 위하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서양 지성과의 만남], [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 [마키아벨리를 위한 변명, 군주론]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바이마르 문화], [고양이 대학살], [금지된지식],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문화사란 무엇인가], [밤의 문화사], [주변부의 여성들](공역) 등이 있다.
‘문화사’라는 새로운 역사학 분야를 한국 사회에 널리 알린 저자는 역사 속에서 소외되고 핍박받은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역사를 보는 관점으로써 문화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신념의 밑바탕에는 이탈리아 사상가인 잠바티스타 비코에게서 얻은 통찰이 깔려 있다. 비코에게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며, 역사가의 역할은 그들이 ‘생각’하고 활동했던 방식을 그들의 처지에서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런 연유로 전문 학자들의 소유물이 아닌, 대중과 교감을 이루는 역사학을 고민하며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역사를 통해 현재를 성찰하는 글을 쓰고 있다.
목차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신문화사가 걸어온 길
1. 정치사에서 사회사로
2.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3. 아날학파
4. 사회사를 넘어서
제2장 두껍게 읽기
1. 세상의 모든 윙크들
2. 더 많이 변할수록 더 똑같은 것이다
3. 고양이는 죽어야 했다
제3장 다르게 읽기
1. 고양이가 본 고양이 대학살
2. 혁명의 여성사
3. 설탕과 대구 그리고 인간
제4장 작은 것을 통해 읽기
1. 의심의 눈초리
2. 치즈와 벌레
3. 미시사의 새로운 가능성
제5장 깨뜨리기
1. 푸코, 화이트, 라카프라
2. 포르노그라피가 보여주는 역사
3. 무엇을 왜 깨뜨려야 하는가
맺는 말_문화로 본 역사의 전망
1. 새로운 문화사는 얼마나 새로운 것인가
2. 문화로 본 역사의 문제점
3. 지금 왜 문화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
4. 새로운 문화사는 미래의 역사학이 될 것인가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