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열두 살 어린아이를 내면에 가둔 채 어른이 되어 버린 김 씨. 열두 살 기억에 멈추었던 그의 시계가 "첫눈이라도 내릴 듯 검은 구름이 낮게 가라앉은 십일월 하순, 저녁 여섯 시 반 무렵" 어느 오피스텔 앞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김 씨는 오랜 세월 쌓았던 두터운 담을 허물고 세상으로 다시 나온다. 두렵고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춘자를 만난다. 춘자 삶 언저리에 발을 걸친 김 씨는 야금야금 자리를 넓혀 결국 마음을 훔치고, 그녀를 나락으로 밀어 넣으려 음모를 꾸미는데.......
저자소개
이 소설은 이 씨가 썼다. 우리글 띄어쓰기는 꽤 까다롭다. 한 예로 이씨와 이 씨는 의미가 다르다. 그 차이를 단순하게 정의하면 전자는 무리, 후자는 개체다. 이씨 속에서 이 씨로 살아가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쉽고 편안함이 추구하는 삶의 전부가 아닐뿐더러, 무리에 매몰되면 개체의 존재가 무의미해지기도 한다. 조화를 이루는 일은 주체가 무엇이든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씨는 문예지를 통해 필명을 얻은 적이 있지만 글솜씨도, 치열함도 적어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름은커녕 그 사실을 말하는 것조차 민망하다. 그러면서도 글쓰기를 이어 가는 것은 그게 이 씨로 사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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