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논리철학 논고], 단 한 권의 책으로 20세기 철학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내밀한 일기를 엿보다!!
“자, 신이 도착했다. 나는 그를 5시 15분 기차에서 만났다.”
1929년 1월, 경제학계의 거두 케인스는 한 사나이의 케임브리지 귀환을 이렇게 알린다. 소박한 차림이었지만 수려한 외모에 형형한 눈을 가진 남자, 그가 바로 20세기 철학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여러모로 독특한 철학자다. 그는 철강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비트겐슈타인 가문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귀족적이고 예술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다. 브람스와 말러 같은 음악가가 찾아와 연주를 하고 클림트의 그림과 로댕의 조각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대저택에서 유년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가 모자나 넥타이를 한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다. 아버지가 사망한 후 자신 앞으로 남겨진 유산의 대부분을 릴케와 트라클과 같은 여러 예술가를 지원하는 데 쓴다.
그런 그가 20세기 철학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가장 중요한 책인 [논리철학 논고]를 제1차 세계대전의 전장에서 완성해 내놓으면서 일약 ‘철학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다. [비트겐슈타인 철학일기]는 비트겐슈타인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1914년 8월 22일부터 1917년 1월 10일까지 전장에서 기록한 일기 중에서 그의 내밀한 사유를 드러내주는 사적인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논리철학 논고]가 완성되기까지 사유를 세밀하게 다듬어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철학노트이다. 앞선 날짜에 기록된 사유에 대한 비판이 바로 다음 날 연이어 등장하기도 하고, 차근차근 명제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그렇게 [논리철학 논고]에 담담하게 늘어서 있는 명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논증적으로 보여준다.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 논고]를 통해 철학의 모든 숙제를 풀었으며, 철학자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다했다고 선언하고 철학계를 떠난다. 그리고 작은 시골마을 초등학교 교사로, 수도원의 정원사 보조로, 건축가로 살아간다. 그런 그가 [논리철학 논고]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음을 발견하고 케임브리지로, 다시 철학으로 돌아온 것이다.
저자소개
20세기의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철학이 언어분석철학이라는 사조를 낳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는 1889년 4월 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1911년부터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과 교우하며 논리학과 수학의 기초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1939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철학교수가 되었으며 1951년 4월에 사망하였다.
그의 생전에는 전기 사상을 대표하는 《논리-철학 논고》(1921)만이 철학서로서 유일하게 출판되었으며, 사후에 가서야 그의 후기 대표작인 《철학적 탐구》(1953)를 비롯하여 《청색 책ㆍ갈색 책》(1958), 《수학의 기초에 관한 소견들》(초판 1956, 3판 1978), 《철학적 소견들》(1964), 《쪽지》(1967), 《철학적 문법》(1969), 《확실성에 관하여》(1969), 《심리학의 철학에 관한 소견들 I, II》(1980), 《문화와 가치》(초판 1980, 수정판 1994) 등이 출판되었으며, 《유고집》(2000)이 시디롬으로 발행되었다. 이외에도 《미학과 심리학 및 종교적 믿음에 관한 강의와 대화》(1966),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1976), 《철학적 심리학에 관한 강의》(1988) 등 그의 제자들이 기록한 강의록이 여러 권 출판되었다.
목차
비트겐슈타인
철학일기
옮긴이의 글